박찬욱 영화 <헤어질 결심> : 붕괴 그리고 미결

 

1. 헤어질 결심 ( Decision To Leave), 2022

 

 

헤어질 결심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진심을 숨기는 용의자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그들의 <헤어질 결심>

평점

7.8 (2022.06.29 개봉)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김신영, 정영숙, 유승목, 서현우, 정이서, 이학주, 박용우, 박정민, 유태오, 정소리, 황재원, 신안진, 김도연, 고민시, 차서원, 주인영, 손관호, 정혁, 윤성원, 최선자, 진용욱, 안진상, 정하담, 최대훈, 김미화, 곽은진, 안성봉, 김성곤, 문순주, 현직, 한서울, 김도담, 문정대, 유인혜, 권혁, 유덕보, 이재하

 

장르: 멜로/로맨스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38분

개봉: 2022.06.29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2. 헤어질 결심 줄거리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최연소 경감 출신으로, 부산에서 형사 생활을 하고 있는 해준(박해일). 그는 젠틀하며 그의 코트 안주머니에는 항상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서 다닌다. 그는 유부남이며, 그의 와이프는 이포 원자력발전소에 근무를 하기에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 그는 늘 불면증에 시달린다. 잠이 안오기 때문에 잠복근무를 한다는 해준. 어느 날 그가 맡게 된 사건 하나. 구소산 정상에서 추락사 한 기도수(유승목)란 남자에 대한 사건을 맡게 된다. 해준은 사건 담당 형사로, 서래(탕웨이)는 죽은 남자의 아내이자 살인 용의자로 처음 만나게 된다.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서래를 취조하고, 잠복수사를 하게 되면서 해준은 묘하게 그녀에게 계속 빠져들게 된다. 잠복수사를 하며 망원경으로 서래를 관찰하기 시작하는 해준, 그는 마치 서래의 옆에 함께 있는 것처럼 그녀의 모습과 감정선을 느낀다. 서래를 관찰하며 보았던 모습과 서래의 알리바이등을 바탕으로 해준은 서래를 용의 선상에서 제외하고, 죽은 기도수의 여러 정황을 근거로 사건은 자살로 종결을 짓게 된다.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해준과 서래는 구체적으로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에게 빠져든다.

 

 

3. 붕괴 : 무너지고 깨어짐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사건이 종결된 후, 우연하게 서래가 남편을 죽인 결정적 증거를 찾게 되는 해준. 그는 서래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녀에게 아무도 찾을 수 없게 깊은 바다에 던져버리라고 하며, 증거를 덮어버린다. 그렇게 서래와 헤어지게 되고, 이포로 와버린 해준. 늘 안개가 끼어있는 이포의 모습은, 서래에게 느꼈을 사랑의 감정이 붕괴되어 버린 해준의 우울감을 보여주는 것과 같기만 하다. 서래가 듣던 노래 <안개>를 들으며 집안일을 하는 해준. 아내와 같이 이포에 있으면서도 <안개> 노래를 듣는 해준은 어쩌면 아직까지 서래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함을 보여준다.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어떻게 알았을까? 서래는 해준이 이포에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서래는 그 사이 주식 애널리스트이자 사기꾼인 임호신(박용우)과 재혼을 하게 되었고, 해준이 있는 이포로 오게 된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모르지만 시장에서 우연히 해준 부부와 서래 부부가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만나게 된 다음날, 조용하기만 만 소도시 이포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해준은 그렇게 서래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사랑한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해준의 마지막 말. 그 말은 서래를 향한 해준의 사랑 고백임과 동시에 헤어질 결심이었던 것이다.

 

난 해준 씨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서래는 과거 해준이 자신의 집에 미결 사건들을 벽에 사진과 같이 붙여둔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해준은 미결사건들의 사진을 벽에 걸어두고, 계속 보며 그 사건들을 생각한다. 스스로 해준의 미결사건이 되어 해준의 마음속에 영영 잊히지 않기를 택한다. 자신과는 이루어질 수 없는 반듯한 남자 해준. 사랑하는 남자에게 영원히 각인이 되기 위해, 그렇게 본인은 미결사건이 되어버린다. 만조 시간이 되기 전 모래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담담히 죽음을 맞이한다.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핸드폰에 설치된 위치추적으로 서래를 찾아가는 해준, 서래를 찾아 헤매고 또 헤매며 목 높여 서래를 부르지만 찾을 수 없다.

바닷물이 밀려들며 그 위에 모래가 덮이고 또 덮여버려 서래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다. 그리고 그 위에 서서, 찾을 수 없는 서래를 애타게 찾으며 울먹인다.

네이버영화: 헤어질 결심 2022, 스틸컷

 

이제 해준은 서래의 사진을 걸어두고 그렇게 영영 미결된 사랑으로 그녀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그들의 사랑이 깊었을까? 자신에게 유일하게 온정을 베풀며 마음을 보여줬던 해준의 사랑이 서래에겐 죽음이 두렵지도 않을 만큼 더욱더 강렬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서래는 자신의 죽음으로써 해준과 헤어질 결심과 동시에 자신의 사랑을 완성시키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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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 취향에는 맞지 않는 영화였다. 영화의 엔딩은 나에게는 굉장히 독특하며 뭐 저렇게 그대로 죽어버린다고?라는 황당스러운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여주인공 서래의 사랑 방식은 지극히도 자기 파괴적이며 기괴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뭔가 묘하게 여운이 남는다. 아니 여운이 남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린다. 뭔가... 마치 해준의 미결된 사건이 된 서래처럼 말이다. 다음에 한번 더 봐야겠다...